기본정보
중풍이 풍을 맞았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환자가 기를 맞아서 병이 된 것이 바로 중기증(中氣症)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는 "중풍에는 중기약을 써도 해가 없지만, 중기에 중풍약을 쓰면 해가 크다"라고 하여 이 둘을 구별하여 약을 써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중기증은 갑작스러운 정신적 충격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으로 일시적인 의식손실, 마비, 떨림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서양의학에서 설명하는 히스테리와 매우 유사한 병이다.
응급실에서는 중기증으로 인하여 실려오는 환자를 간혹 만나게 된다. "어제 남편과 심하게 다투고 나서 갑자기 쓰러 졌는데, 깨어나 보니 손에 힘이 빠지면서 숟가락하나도 들 수가 없어요."하면서 자신의 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말을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 심지어는 앞을 못 보는 사람까지 그 증세는 매우 다양하다.
중기증의 원인은 갑자기 기쁘거나 화가 나는 등의 정신적 충격이 원인이 되어 기의 순행을 일시적으로 거꾸로 만들기 때문에 생긴다. 특히 이중에서 심한 분노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분노는 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흔히 심하게 싸우고 나서 갑자기 쓰러져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바로 분노와 연관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중기증이 자주 되풀이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체질적인 인자와 성격적인 인자(히스테리적 성격)가 관여하는데, 이 경우 사소한 충격이나 욕구불만에도 같은 증상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혈이 부족한 사람이나 울화가 많은 사람도 중기증을 쉽게 유발한다.
중기증은 환자의 성격, 주위의 환경, 그리고 심한 스트레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 세 가지를 모두 조정해주어야 치료되는 질환이다. 중풍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그러나 재발이 잘되니 골치 아픈 질환임에는 틀림없다.